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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Books

The Quants : Scott Patterson




"We have involved ouselves in a colossal muddle, having blundered in the control of a delicate machine, the working of which we do not understand. The result is that our possibilities of wealth may run to waste for a time, perhaps for a long time."

- John Maynard Keynes, <The Great Slump of 1930>


"Beware of geeks bearing formulas."

- Warren Buffett



얼마 전, 명실 공히 세계 최대 투자 은행으로 손꼽히는 Goldman Sachs사가, 미국 증권 거래소(SEC)와 연방 검찰로부터 사기혐의로 제소당하는 빅 뉴스가 있었다. 서브프라임 사태후, 일반 은행들의 그간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부동산 대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과는 본질적으로 상당히 다른 케이스고, 그에 따라 월가에 부는 후폭풍도 거세다. 도미노 현상으로 연이어 곧 미국 대부분의 대형 투자 은행들에 대한 조사가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친 이 책이 뉴스가 터지기 불과 몇달 전에 출판된 것을 나는 결코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정부 당국의 대대적인 이번 조사의 기초적인 여론과 제반을 마련해 주었을꺼라는 억측까지 해본다. 뉴스에 보도된 투자 은행들의 혐의들과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거의 그대로, 아니 그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이 책에 저술되어 있다. <Wall Street Journal>의 베테랑 경제부 기자인 저자는, 수년간을 걸쳐 유명 대형 펀드에 직접 관련되었던 내부자들의 증언들과 금융 시장의 재앙을 사전에 경고했던 학자들과 고위급 인사들과의 세밀한 인터뷰를 통해, 2007년 Subprime Mortage의 몰락을 발단으로 야기된, 대공황 이후 사상 최대 주가 폭락과 시장 불안성의 원인을, 탐욕의 월가 그 내부에서 파헤쳤다.

대학 후 나역시 첫 직장을 'Quants' 계열에서 일해본 바, 새로운 파생 상품이자 이후 세계 금융계의 암으로 진단된 Mortgage Backed Securities 라던가 CDO, CMO 등의 등장 배경이나 생성 과정들이 많이 흥미로왔다. 정교하게 조립된 이 금융 상품들의 구조 가치는, 일반인들에게는 블랙홀 같은 이해 불가의 미지의 영역이다. 대처를 준비해야 했던 미국 정부나 연방 상원 위원회조차도 그 위험성을 정확히 이해하기에 너무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으니, 사실상 금융 파생 상품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그동안 거의 부재했던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Meanwhile, PDT continued to churn out hundreds of millions in yearly profits for Morgan Stanley. By the early 2000s, PDT had become so successful that it commanded the largest proprietary trading book in Morgan Stanley's mammoth equities division. Its traders were treated like hothouse flowers, allowed to ditch the standard attire of an investment banker, the bespoke suits, the polished Italian leather shoes, the watch worth more than a minivan. Traditional bankers at Morgan started sharing elevators with slacker nerds in ripped jeans, torn T-shirts, and tennis shoes. "Who the hell are these guys?" When queried, PDTers would respond vaguely, with a shrug. "We do technical stuff, you know, on computers. Quant stuff." Looking less interested, "Whatever," the banker would say, adjusting his Hermes tie. Little did the banker realize that the nerdy slacker had made ten times his bonus the previous year.

- Chapter <Living the Dream>


'Quantitative Analyst', 일명 'Quants'로 통하는, 월가의 깊숙한 곳에 숨어 막대한 파워를 과시하는 비교적 새 부류의 트레이더들은, 역사상 금융계를 장악해 온 전형적인 경제, 경영학 출신들이 아닌 수학, 공학, 물리학의 귀재들이다. 한 회사의 내재적 가치를 분석하는 오랜 분문률과 다름 없던 증권가의 전통적인 Fundamental Analysis를 과감히 버리고, 군사급 컴퓨터 시스템을 동원한 거래 방식으로, 금융 시장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치화시키는 그들만의 특허된, 그래서 더욱 베일에 가려진, 투자 Formula를 통해 수천억의 거래를 불과 몇초 몇분간 사이에 처리하는 무서운 집단이다. 매해 수십명의 Quant 펀드 매니저들을 10억불,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 이상의 보너스를 벌어들이고 있다. 오늘날 그 유명한 'Card Counting'을 발명, 난공불락의 라스 베가스를 상대로 절대 이기기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Blackjack' 테이블을 역시 처음 함락시킨 이도, 1950년대 Quants의 창시자로 알려진 'Ed Thorp'라는 것은 굳이 놀랄 일이 아니다.



"Wednesday is the type of day people will remember in Quantland for a very long time. Events that models only predicted would happen once in 10,000 years happened everyday for three days."

"The developments of the last few days have been unprecedented and characterized by remarkable speed and intensity across global markets," said David Viniar, Goldman's chief financial officer. "We are seeing things that were 25-standard-deviation events, several days in a row." It was the same out-of-this-world language the quants used to describe Black Monday. According to quant modes, the meltdown of August 2007 was so unlikely that it could never have happened in the history of the human race.

- Chapter <The August Factor>


역사는 늘상 반복되듯,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해지 펀드들은 전에도 사고를 쳤었다. 1998년 여름, 세계 금융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Long Term Capital Mortgage' 역시 Quants가 운영하던 펀드였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정직한 증권 거래와는 차원이 다른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이들에게는, 백만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그래서 다시는 이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또 다시 면죄부가 주어졌었다. 돈만 되면 더이상 캐묻지 않는 투자자들, 매해 금융 감독권에 쏟아붇는 그들의 로비 덕분에, 월가에서 황금알을 낳는 무서운 거위의 실체가 너무나 오랜 세월동안 드러나지 않았다.

금융 특허라는 보호막 아래, 베일에 감춰진 비밀스런 투자 방식으로 늘 거래의 투명성이 부재했던 해지 펀드들의 근원적인 문제점들, 세계 경제를 통채로 흔들 수 있을 만큼 위험 천만한 도박과 같은 그들의 'Maximum Leverage'가 암묵적으로 용인되어온 이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펀드 매니저들의 천문학적인 보너스 구조와 호화로운 그들 삶의 극치, 그러나 존재 유무조차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낯설은 그들만의 딴 세계를, 이 책은 간접적이나마 아주 가까이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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