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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변명 유치원생의 시작이 험난하기 그지없다. 이제 불과 학교 시작한지 2주째 들어서는데, 몇일 전에는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말썽꾸러기로 소문난 녀석과 한 패가 되어 수업중에 딴짓 한다고 경고를 받아오더니, 어제는 아주 사고를 제대로 치셨다. 누가 제 물건을 맘대로 막 만지고 저를 좀 귀찮게 했다고 친구 하나를 쥐어박은 모양이다. 당황스런 이 소식에 오후에 아이를 데리러 간 와이프가 선생님 앞에서 꽤 진땀을 흘린 모양이다. 녀석이 친구를 쳤다고 해서 난 애들끼리 놀다가 좀 싸웠겠거니 했는데, 그냥 일방적으로 때린 모양이다. 까불다가 맞은 녀석은 다행히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흠. 내 자식이라서 내가 좀 아는데 (어째 말투가 가카와 비슷하다), 이 녀석 또래에 비해 덩치만 컸지 완전 순둥이다. 개구장이 기질.. 더보기
다섯살 내려놓다 사람들은 흔히 아이의 다섯살 생일을 어떤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간주하던데,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에 즐거워하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차 트렁크에 한 가득 실린 제 선물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그래서 가끔은 사랑과 풍요의 반댓말을 여태 모르는 녀석이 조금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녀석은 하루하루 건강하게 잘 커가고 있어, 봄날의 화분처럼 햇살 가득 자라나는 녀석의 풋풋한 심성마저, 나는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감사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느덧 엄마 품보다는 또래 친구들을 더 찾게되는 어엿한 꼬마가 되가는 성장의 과정을 지켜보며, 이젠 부모인 내가 이 아이를 세상과 함께 공유해야 될 때가 임박했음도 육감적으로 느낀다. 조만간 내 아이도 편안하기만 한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