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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갑오(甲午)년 새해 2014년은 갑오(甲午)년이다. 갑(甲)은 명리학에서 갑목(甲木)을 뜻한다. 갑목은 초목의 씨가 땅속에 들어가 뿌리를 내리고 발아해 껍데기를 쓰고 땅 밖으로 나오는 모양으로 새로운 일이 시작되는 개벽을 의미한다. 갑목은 나무로 말하면 대들보감에 해당되는 거목을 상징한다. 갑오를 위아래로 쓰면 위는 거대한 나무(甲)의 기운이고 아래에 있는 오(午)는 불(火)의 기운을 나타낸다. 즉, 나무가 뿌리 부분의 열기가 강하여 가뭄으로 말라 죽는 형상이므로 죽은 나무, 사목(死木)이다. 이런 나무는 건축용이나 땔감으로 쓰게 되는데 자신을 희생하여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 김재원 주역 더보기
새해 인사 새해 인사를 올린다. 첫날 아침 하늘을 향해. 지독히도 날 아끼셨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것을 깨달아버린 너무 뒤늦은 후회를 향해. 어느새 의젓해져버린 형을 따라, 둘째도 태어나 첫 새배를 올린다. 내 아이들은, 부디 나와 같은 후회가 없기를 바래면서. 더보기
새해인사 이제 신혼인 동생 내외는 새해 첫날의 좋은 기운을 맞고자 제주도에 내려간 모양이다. 그곳에서 갑작스레 문자로 보낸 새해 인사 사진들에 한동안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중에 서울에서 보내온 고화질의 사진들보다 나는 처음에 핸드폰으로 받았던 이 흐릿한 사진들의 여운이 오래토록 가시지가 않는다. 나 역시 마음으로 그들에게 큰 맞절을 올린다.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 몇 해전에는 황금돼지 띠라고 그 난리를 치시더니, 어머니는 이래저래 우리와 동생내외가 아이를 낳아야 할 구실이 한가지 더 생기셨다. 그러니까 60년 주기가 정확히 일곱번 거슬러 올라 임진왜란이 있었다고, 아버지께서는 새해 덕담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을 당부하시었다. 준비없는 승리가 있을 수 없다는 지극히 순리로운 이치를 .. 더보기
2012 Countdown 2012년이 온 것이 이제 다섯살난 녀석에게는 뭐가 그리 즐거운걸까. 기껏 어제와 별다를것 없는 하루인데. 막 샴페인 한병을 따면 펑하고 나는 청량한 기포소리, 금새 거품처럼 사라지고마는 찬란한 허상인데. 매번 알고도 속아준다. 무작정 사람을 들뜨게하는 새로운 출발점의 그 마력(魔力)을 차마 외면치 못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해 후회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해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조금 과장된 환호성을 부르짓는 일도. 하얀 새 도화지를 받아낸 어린아이처럼, 그저 안도의 한숨을 애써 숨기려는 연약한 몸부림도. 궁색한 새해의 의미를 찾을바엔, 차라리 마음 편히 감사하는건 어떨까. 다행히 아직 내게, 남은 날이 조금 더 남았음을. 사랑하지 못한 것을, 혹은 더 사랑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용서받으며.. 더보기
日日是好日 동트는 새해, 일출을 찍어보리라 하였건만 지난 밤 송년을 지샌 단촐했던 와인 몇잔이 좀 과했는지 눈이 뜨니 해는 이미 중천이다. 이 겨울, 추위를 버겁게도 참아내어 겨우 앙상하게 뼈만 남아버린 집앞 나뭇가지 사이에 첫 날 해가 수줍게 걸려 있다. 뭔가 특별하게 다른 해는 아니다. 어제 그제도 꼭 같았던 바로 그 님이다. 그러다가 어제도 그제도, 아니 너무 오랫동안 햇님을 당췌 본 기억이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어리석은 확신은 주저거릴 수 밖에. 그러니 신묘(辛卯)년 마지막 날엔 꼭 확인하리라. 그 같은 해가 매번 새해마다 뜨고 또 뜨는 것인지를. 벌써부터 제법 의젓하게 혼자서 조부모님께 새배를 올리는 녀석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빨라 자라버리는 것이 못내 씁쓸하다. 이제 몇 해가 겨우 지나면, 봉.. 더보기
2010 Sunflower Carol 이모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책을 엄마와 그대로 따라해 본다. 해바라기 씨를 사다가, 돌아와서는 뒷마당 잔디밭 흙을 조그만 손으로 캐서 담았다. 짓궂게도 잦았던 이번 겨울비 덕에 몇일이나 흙속에 숨어 지내던 지렁이 한마리가 나타나더니, 녀석은 놀라서 들던 삽을 내던지고서는 달아나 버린다. 애궂은 계란 한판을 깨서 화분을 만들고, 예정에 없던 계란말이가 저녘상으로 올라온다. 너무 적게도, 너무 많이도 안되고 딱 적당하게 물을 주고 좋은 햇볕을 맞으면 아기같은 씨가 죽지 않고 잘 자란다는, 책 속에 그 말이 사실일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다. 왜 하필 오늘이어야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일년, 흐트려 놓기만 한 많은 일들을 차분히 정리하던 오늘, 평소보다도 말을 아끼고 조용히 하루가 마치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