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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새해 인사 새해 인사를 올린다. 첫날 아침 하늘을 향해. 지독히도 날 아끼셨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것을 깨달아버린 너무 뒤늦은 후회를 향해. 어느새 의젓해져버린 형을 따라, 둘째도 태어나 첫 새배를 올린다. 내 아이들은, 부디 나와 같은 후회가 없기를 바래면서. 더보기
새해인사 이제 신혼인 동생 내외는 새해 첫날의 좋은 기운을 맞고자 제주도에 내려간 모양이다. 그곳에서 갑작스레 문자로 보낸 새해 인사 사진들에 한동안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중에 서울에서 보내온 고화질의 사진들보다 나는 처음에 핸드폰으로 받았던 이 흐릿한 사진들의 여운이 오래토록 가시지가 않는다. 나 역시 마음으로 그들에게 큰 맞절을 올린다.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 몇 해전에는 황금돼지 띠라고 그 난리를 치시더니, 어머니는 이래저래 우리와 동생내외가 아이를 낳아야 할 구실이 한가지 더 생기셨다. 그러니까 60년 주기가 정확히 일곱번 거슬러 올라 임진왜란이 있었다고, 아버지께서는 새해 덕담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을 당부하시었다. 준비없는 승리가 있을 수 없다는 지극히 순리로운 이치를 .. 더보기
日日是好日 동트는 새해, 일출을 찍어보리라 하였건만 지난 밤 송년을 지샌 단촐했던 와인 몇잔이 좀 과했는지 눈이 뜨니 해는 이미 중천이다. 이 겨울, 추위를 버겁게도 참아내어 겨우 앙상하게 뼈만 남아버린 집앞 나뭇가지 사이에 첫 날 해가 수줍게 걸려 있다. 뭔가 특별하게 다른 해는 아니다. 어제 그제도 꼭 같았던 바로 그 님이다. 그러다가 어제도 그제도, 아니 너무 오랫동안 햇님을 당췌 본 기억이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어리석은 확신은 주저거릴 수 밖에. 그러니 신묘(辛卯)년 마지막 날엔 꼭 확인하리라. 그 같은 해가 매번 새해마다 뜨고 또 뜨는 것인지를. 벌써부터 제법 의젓하게 혼자서 조부모님께 새배를 올리는 녀석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빨라 자라버리는 것이 못내 씁쓸하다. 이제 몇 해가 겨우 지나면, 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