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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의 제 3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재임 끝에 올해 퇴임한 '룰라' 대통령은 역사상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혹자는 그를 두고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근현대사에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도 뽑는다. 그러나 더러는 그를 보며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 미 대선 후 오바마의 당선 원인을 분석했던 메이져 언론사들은 당시에 하나같이 그가 백인들의 표까지 다수 흡수했던 이유로 피부색을 떠나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상류 지식인이라는 이미지가 기득층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다라는 견해를 내놓았었다. 그만큼 서민 출신의 대통령이란 그저 달콤한 꿈 얘기이며 실은 현실성이 아주 결여된 이상주의자들의 바램일 뿐이었다.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퇴임 마지막까지 .. 더보기
인생은 성적순 추석을 즈음하여 오랜만에 친지들이 외갓댁에 모였다. 지금은 별세하신 외할머님께서 다산하신 덕에 증손들까지 모이면 그 수가 제법 되어 외삼촌께서 농으로 하신 그 말씀처럼 조그만 개척교회 하나를 시작할만도 하다. 그간 평안하셨느냐 서로들 따뜻한 안부가 오고가고는 다들 사는 얘기에 화기애애해질 쯤 어김없이 등장하는 자식 자랑 손자 자랑에 얘기 보따리가 또 한가득이다. 미국에 살다한들 한국인들처럼 자식 교육에 목매 사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얼마전 오바마가 방한 후 그 교육열을 극찬하고 공공연하게 부러움을 표시해왔던 바람에 그간 대체로 지지해왔던 그에게 인간적인 호감을 많이 잃은 것도 사실이다. 국제사회화를 염두해 두고 아이들을 유치원부터 영어학원에 보내는 나라가 부럽다니, 그 얼마나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 더보기
해석불가 오래전 와이프가 사다 놓은, 이제 책장 먼지를 먹고 사는 '해변의 카프카', 마음은 간절한데 아직 보지 못했다. 그뿐이랴, 괴인 다치바나 다카시라던가,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유명 일본 작가들의 명작들을 수만번씩 제목만 들어볼 뿐, 정작 한권 제대로 읽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번역 서적들을 필요 이상으로 심하게 기피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문학 창작품의 완벽한 번역이란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의 깨달음에 있다. 번역이라는 것이 그저 단어 하나하나 단순히 옮기는 작업이라면 어렵지 않겠다만은, 유연하지 못한 직역이던, 작가 원래의 뉴앙스를 훼손시키는 의역이던, 어떤 경우이던 번역서는 곧 태어나는 그 순간 전혀 다른 한권의 책으로 돌변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