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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제주도 한국오느라 어지간히 지겨웠던 비행기를 또 다시 탑승. 그러나 처음으로 와보는 제주도라, 정말 모처럼 온식구가 함께하는 여행길이라, 기대 반 설레임 반. 고맙게도 모든게 신혼여행까지 뒤로 미룬 동생 녀석의 아이디어였다. 2주간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맛집 중 하나로 주저없이 제주도 를 꼽겠다. 그 이름처럼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던 아담했던 식당안으로 들어서자 벽벽마다 빼곡히 명사들의 친필을 담은 글귀들이 손님들을 반겼다. 이곳 제주에서도 별 인기없던 바보 노무현의 담백한 한 마디가 메아리처럼 가슴을 울렸다. 그 바로 밑에 MB가 다녀간 사진을 덜컥 붙여놓은 건, 대체 주인장이 무슨 심보였는지 통 알 길이 없었다. 기분 상하던 찰나, 한상이 거하게 차려지더니 절로 감탄이 우러났다. 해륙진미의 .. 더보기
Raven - Gerald McDermott 소파에 아무렇게나 내팽겨처져 있는 녀석의 책을 집어들었다. 아직은 무엇하나 제자리에 가져다놓지 못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할 뿐이다. 녀석이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때 아빠라는 사람이 귀찮은 마음 겨우 참아내며 을 한장씩 읽어준 일 이외에는, 매일 잠들기 전 한두권의 책을 읽어주는 것은 여지껏 와이프의 몫이라, 밤마다 건넛방 너머로 익숙하게 들려오는 엄마의 책 읽어주는 소리가 녀석에게, 그리고 어느새 내게도, 긴 하루를 마치는 자장가처럼 편안하다. 중간중간 어렴풋이 녀석이 무언가를 엄마에게 물어보는 소리도 들리고, 엄마를 따라 떠듬떠듬 같이 읽어보는 소리도 들려온다. 태초에 모든것이 암흙처럼 어둡기만 했던 시절, 세상을 가엾이 여긴 까마귀 한마리가 먼 바다 너머 흐릿한 불빛 하나를 찾고서는 쫓아 날아갔더니, 그.. 더보기
Grand Canyon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연을 피시스(physis)라 하였다. 이 말은 피오마이(태어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하며, 본래 '생성(生成)'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에 따르면 자연이란 '그 자체 안에 운동의 원리를 가진 것'이다. 이와 같은 그리스의 자연관에서는, 자연은 조금도 인간에게 대립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러한 생명적 자연의 일부로서 그것에 포괄되어 있다. 자연은 인간에게 대하여 이질적·대립적이 아니고 그것과 동질적으로 조화하고 신(神)마저도 거기에서는 자연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내재적이다.' '인간은 오직 자연을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 Leonardo Da Vinci 또한 누군가는, 원생(原生)의 대자연이라말로 불가시(不可視)한 신의 존재를 가장 비슷하게나마 그려낸 것이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