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소유 : 법정 스님 2월 15일 설을 쇠고 스님을 뵈러 상경하는 길, 차 뒷좌석 매화가지 한아름이 4년 전 그날로 인도했다. 스님이 섬진강으로 오라 했다. 정갈하고 소박한 방에서 스님은 매화를 띄워 차를 우려주셨다. 깊고 맑은 향기에 온 정신이 취해 그만 꽃마저 마셔버렸다. 스님이 "뱃속에 꽃폈다"고 웃었다. 한참을 따라 웃었다. 생사가 여일한 모습으로 바위와 바람과 별과 이야기하시고 눈길을 나누시던 스님의 참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이 오직 순수한 생명 그 자체일 수 있도록 스님은 바라보고 대화하고 사랑하셨다. 병원의 공기는 탁했다. 서울이라는 곳은 숨막히는 듯한 시간과 사람과 일들이 오갔다. 스님의 창가에 매화 화병을 작게 만들었다. 아주 작은 딱 한가지로. 좋았다. 아직 피지 않은 매화 봉우리가 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