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Christmastime is here 오늘 저녁이었던가 크리스마스 트리 만든다고 지난주부터 약속한 것을 잠시 깜박했는데, 녀석은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리 온 모양이다. 내내 퇴근하는 나만 기달렸다는 말에 순간 피식했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가 뭐가 그리 즐거운걸까. 사실 미국에서 20년 살았으면 크리스마스 정도는 진짜 생목을 써줘야 하는데, 매번 같은 푸념를 하며 어느새 작년에도 잘 쓰고 차고에 고이 모셔두었던 3분완성 초간단 조립식 플라스틱 나무를 꺼내왔다. 아마 내가 물건사고 후회 안한 극히 몇 안되는 물건. 초겨울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 금새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켜지고 녀석은 엄마와 즐겨운 방울달기 놀이에 몰입한다. 키가 닿지도 않으면서 기어이 마지막에 황금별은 자기 차지라고 덤벼들더니, 이내 트리가 완성되자마자 사방을 뛰어다니며 불을 .. 더보기 불꽃놀이 10월 30일. 결혼 날짜를 받아들고 동생 내외가 다시 미국에 들렸다. 그 다음날인 10월 31일이 다름아닌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이라는 것도 우연치고는 놀라웠는데, 때마침 박씨 하나를 물고 옛 흥부네를 찾아들었던 그 까치마냥, 이름 모를 진귀한 새 한마리가 다음날 오후 처마 밑에 걸려, 무슨 일인지 반갑게 울고 있다. 길한 징조다... 혼자서 되뇌였다. 앤드류를 자기 아이처럼 마음 써주는 예비 제수씨가 이미 벌써 가족의 일원이 된 느낌이다. 머리 검은 짐승이란 자기 이뻐해주는 것을 절대 모르지 않는다 했는데, 녀석 역시 태어나 얼굴 몇번 본적 없는 삼촌과 이모를 온 종일 귀찮을 정도로 쫓아 다닌다.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모난 어른들의 시선처럼 사람의 진심을 의심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혜안이 있다고 믿는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