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썸네일형 리스트형 <선의(善意)> 박경철 저는 우여곡절 끝에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한 환자가 있죠. 40대 초반의 여자였는데 위암이었죠. 하지만 이게 전이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어요. CT가 그때만 해도 3cm 단위로 잘라져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암이 작으면 잘 보이지 않죠. 일단 보고를 드려야 했죠. 아침에 주임과장에게 이런 환자가 있었고 전이가 확인이 안됩니다 하고 보고를 드렸더니 배를 먼저 열어보고 전이가 되어있으면 닫고, 안 되어 있으면 수술을 하라고 하더군요. 근데 환자 보호자에게 동의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이런걸 환자에게 이야기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족과 보호자를 이야기해봤더니 남편은 죽었고, 시댁식구들은 연락이 끊어졌대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어 본인에게 직접 말씀을.. 더보기 Taught by Nature 방과후 녀석을 데리러 학교에 도착하니, 여느때처럼 학교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분주하게 뛰어놀고 있었다. 언제부터 나는 녀석의 흥을 깨는 것이 사뭇 미안하여, 녀석이 나를 먼저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냥 한쪽 귀퉁이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엄마처럼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씩이나마 학교를 찾아들면 녀석은 그때마다 다른 아이들과 삼삼오오 모여 노는데, 오늘은 어떤 여자아이와 둘이서 돌아다닌다. 여자아이가 높은 놀이기구를 올라 탈때마다 먼저 올라가서 손을 내밀어 주거나 혹은 뒤에서 조심스레 손을 잡아준다. 그리고는 같이 미끄럼을 타고 내려와서 어김없이 둘이서 잠시 놓았던 손을 다시 잡는다. 이게 뭐하는 짓거리들인가. 이제 4살짜리들이. 저것들이 영화를 너무 봤나...는 아닐테고, 무지 당황스럽기도 하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