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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아..빠.. 이제 일곱달이 되어가는 둘째녀석의 최근 사진이 아닌, 첫째 앤드류가 그 무렵이었을 적, 그러니까 한 6년쯤 된 사진이다. 세월속에 차곡차곡 쌓여버린 수만장의 비좁은 사진들 사이를 컴퓨터로 뒤적거리고 있자니 생각보다 한참이나 걸렸다. 반면 와이프는 책장 모퉁이에 가지런히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던 첫째 녀석의 오래된 사진첩들 중에 하나를 금새 집어 내게 건네주었다. 아날로그는 때로는 이처럼 당혹스럽게 고마울 때가 있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 똑같잖아. 잊었던 옛 사진들 숲을 헤매는동안 조금 어안이 벙벙했다. 너무 닮은 두 녀석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라기보단 살짝 소름이 끼쳤다. 그외에는 모든것이 낯설고 다르다. 먼지나는 카펫을 전부 뜯어내고 일이층 마루공사를 한 것도 이 후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냥 갖다버.. 더보기
2012 Countdown 2012년이 온 것이 이제 다섯살난 녀석에게는 뭐가 그리 즐거운걸까. 기껏 어제와 별다를것 없는 하루인데. 막 샴페인 한병을 따면 펑하고 나는 청량한 기포소리, 금새 거품처럼 사라지고마는 찬란한 허상인데. 매번 알고도 속아준다. 무작정 사람을 들뜨게하는 새로운 출발점의 그 마력(魔力)을 차마 외면치 못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해 후회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해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조금 과장된 환호성을 부르짓는 일도. 하얀 새 도화지를 받아낸 어린아이처럼, 그저 안도의 한숨을 애써 숨기려는 연약한 몸부림도. 궁색한 새해의 의미를 찾을바엔, 차라리 마음 편히 감사하는건 어떨까. 다행히 아직 내게, 남은 날이 조금 더 남았음을. 사랑하지 못한 것을, 혹은 더 사랑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용서받으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