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 온 것이 이제 다섯살난 녀석에게는 뭐가 그리 즐거운걸까.
기껏 어제와 별다를것 없는 하루인데.
막 샴페인 한병을 따면 펑하고 나는 청량한 기포소리,
금새 거품처럼 사라지고마는 찬란한 허상인데.
매번 알고도 속아준다.
무작정 사람을 들뜨게하는 새로운 출발점의 그 마력(魔力)을 차마 외면치 못해서.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해 후회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해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조금 과장된 환호성을 부르짓는 일도.
하얀 새 도화지를 받아낸 어린아이처럼,
그저 안도의 한숨을 애써 숨기려는 연약한 몸부림도.
궁색한 새해의 의미를 찾을바엔,
차라리 마음 편히 감사하는건 어떨까.
다행히 아직 내게,
남은 날이 조금 더 남았음을.
사랑하지 못한 것을,
혹은 더 사랑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용서받으며,
변하며.
새해 첫 마디를 그리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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