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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s

Christmas Present





늦은밤 녀석이 잠이 들자 부랴부랴 미리 숨겨 놓았던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꺼내어 포장을 하기로 했다. 이쁘게 포장해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아두면 이른 아침에 녀석이 일어나 지난밤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갔다며 어쩔줄을 모른체 놀란 웃음 환하게 지을 상상을 하니 이내 잠시나마 귀찮았던 생각마저 사라졌다. 생전에 제대로 선물 하나 포장해 본 일이 드문 나는 무작정 곁눈질로 아내를 따라 서툰 가위질을 흉내내기에 급급했다. 엉성하기 짝이 없는 내 솜씨에도 아내는 별 말이 없다. 마음이 더 중요한 거니까 괜찮아라며 속으로 말해주는 것이 어찌 내게까지 들려오는 듯 했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열살이 체 되기전에 산타가 허구임을 알게 되어버린다는데, 유난히도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녀석에게 이제 그 설레임이 몇번 안 남은 셈이다. 녀석을 나무랄 일이 있을때마다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갖다 주신다니 만다니 수십번은 더 우려먹은 것 같은데 그 협박도 이제 몇년후면 무용지물이 된다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이 영원하지 못하다 해서 그것이 전부 가짜는 아닐테다. 나중에라도 녀석이 산타가 정말 없냐고 물어오면 나는 그리 답해주고 싶다. 









나도 올해 크리스마스에 큰 선물을 받았다.

간절히 받고 싶었던 것을 하나님께서 외면치 않으시고 주시었다. 감사한 마음을 애써 숨겨가며 지나치듯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그냥 농담이려니 받아드린다. 그 선물은 너무 커서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아둘 수도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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