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Arabian Nights), 혹은 <천일야화(千一夜話)>로 유명한 페르시안인(오늘날의 이란인)들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포함한 거대한 지중해 연안을 독차지하며 제국을 일으키자, 인류는 사막으로 뒤덮힌 육상도로를 피하여 자연스레 고대의 두 문명이 교류 가능한 항로(航路)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고, 곧 해상 교역의 핵심이 되었던 대부분의 항구들이 오늘날까지 레바논(Lebanon)에 남아있는 주요 도시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항구는 레바논 북쪽에 위치한 'Byblos'(비빌로스)이다.
오늘날 레바논의 국기 안에 선명하게 새겨진 나무는 자국의 특산물인 삼나무이다. 구약성서에 '백향목'이라 소개되는 이 지역 삼나무는 예로부터 재질이 무척 단단하고 향이 좋아서 고대 제국 왕권들의 신전을 건축하는 자재로 널리 애용되었다. 당시 이집트 왕국은 Giza(기자) 지역 등 곳곳마다 피라미드 건설에 한창 열을 내고 있었고 사막의 턱없이 부족했던 삼림 자원을 대량의 레바논 삼나무를 수입하므로써 대체하였다.
(이집트 고대 유물에서 발견된 Papyrus에 새겨진 <사도행전>의 일부)
항구들을 통해 삼나무 교류가 왕성해지면서, 레바논 지방 역시 자기들보다 문명이 먼저 발달했던 이집트의 발명품 Papyrus (파피루스)를 수입하였다. 갈대잎으로 만든 이 두루마기들은 초창기에는 이집트 범선들의 돛으로 사용되었으나, 후세에 나무로 제작된 종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인류 최초의 유일한 필기 도구이기도 했다. 신기하고 놀라운 Papyrus를 새로 접한 그리스인들은 이 물건에 자기들이 거래하던 레바논의 중계항 Byblos의 지명을 그대로 따와 부르기 시작했고, Byblos는 후에 Bible 와 Book 의 어원이 되었다. 실제로 오늘날 가장 오래된 성경으로 발굴된 것은 고대 이집트 Papyrus에 새겨진 <사도행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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