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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아..빠.. 이제 일곱달이 되어가는 둘째녀석의 최근 사진이 아닌, 첫째 앤드류가 그 무렵이었을 적, 그러니까 한 6년쯤 된 사진이다. 세월속에 차곡차곡 쌓여버린 수만장의 비좁은 사진들 사이를 컴퓨터로 뒤적거리고 있자니 생각보다 한참이나 걸렸다. 반면 와이프는 책장 모퉁이에 가지런히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던 첫째 녀석의 오래된 사진첩들 중에 하나를 금새 집어 내게 건네주었다. 아날로그는 때로는 이처럼 당혹스럽게 고마울 때가 있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 똑같잖아. 잊었던 옛 사진들 숲을 헤매는동안 조금 어안이 벙벙했다. 너무 닮은 두 녀석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라기보단 살짝 소름이 끼쳤다. 그외에는 모든것이 낯설고 다르다. 먼지나는 카펫을 전부 뜯어내고 일이층 마루공사를 한 것도 이 후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냥 갖다버.. 더보기
Olivia Takes a Trip Olivia 는 처음으로 비행기라는 것을 타고 할머니 댁에 가는 일에 들떠 있었다. Olivia 는 옷과 장남감들을 짐가방에 싸고, 동생 Ian 은 도시락 가방을 챙겼다. 얼마후 아빠는 곧 다가올 폭우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못할 거라는 안 좋은 소식을 알렸다. 대신 할머니 댁에는 자가용을 타고 가기로 결정했다.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자 Olivia 는 이내 슬퍼졌다. (후략) Olivia takes a trip and Andrew takes a big step! 몇번을 읽어보아도 참으로 감동 깊은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녀석이 태어나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정말 제대로 알고 읽는 것인지, 아니면 귀에 닳도록 엄마 목소리로 듣던 것에 이골이 나서 아예 통채로 외워버린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기.. 더보기
Chan Ho Park 예찬 "돌림자가 '호'자이니, 빛날 찬(燦)에 넓을 호(浩), 이게 좋겠구나." 와이프 뱃속에 아이가 사내임을 아시고는 녀석이 태어나기 한달 전을 즈음하여, 그간 고심하셨던 듯 가족들을 모두 불러 모으시고 아버지께서는 꼬깃꼬깃 종이 한장을 꺼내시며 손자 작명을 내셨다. 감사한 마음이야 당연지사거늘 내심 왜 하필 유명인 이름을 따라야 하나 마음이 조금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찬호도 이 다음에 커서 박찬호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하시며 옆에서 어머니가 추임새 거드시는 일을 잊지 않으셨다. 그만큼이나 우리 부모님들과 같은 이민 1세대들에게 박찬호의 이름은 많이도 특별한 것이었다. 사실 미국이란 낯선 타지에서 한국인들 어깨에 힘들어가게 해준 'Korean Pride'의 장본인, 그 원조격이 아니던가.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