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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인연 - Labor Day weekend @ Renaissance Esmeralda Indian Wells Resort & Spa 인연이란 녀석은 참 얄궂을 때가 있다. 아끼는 후배가 새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사람이 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와 먼저 연이 닿았었던, 내 대학시절 같은 교회에 수줍게 오빠라고 따라다니곤 했던 그 꼬맹이 중학생이, 우리앞에 어엿한 숙녀가 되어 다시 나타났다.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고 해서, 순간 세월이 모질게 그리고 낯설게도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운 삼촌은 물론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처음 보는 이모까지도 녀석은 금새 정이 들어버린 모양이다. 태권도 삼촌 또 언제 다시 놀러오냐며 자꾸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이, 연휴로 단 이틀 다녀갔던 그들의 빈자리가 녀석에게 제법 컸음.. 더보기
마음빚 가족이 하나 더 가까이 있다는 것이 부모님에게는 이리 큰 기쁨이 될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진작에 몰랐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이 무던히 이어지던 지난 밤, 도데체 몇 병의 와인들을 새로 꺼내 열었는지도 아무도 기억에 없다. 동생 내외가 떠나기 전 마지막 자리라는 생각에, 모두들 못내 남은 아쉬움들을 못이기는 듯 선뜻 자리를 먼저 뜨는 사람이 없었다. 늘상 헤어짐이란 것이 그렇듯,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가슴앓이를 매번 주고, 그 쓰리는 뒷맛은 목젖을 타 흘러내리는 와인처럼 매번 생생하고 진하기만 하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 끝내, 고맙다는 말을 해주었다. 식구들에게 겨우 눈치를 주고 단 둘만의 몇 분을 갖고서야, 그 아이에게 한번은 해 주었어야 했던 말, 어려웠던 몇 마디를 힘겨이 꺼냈다. 동생의 지난 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