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감동먹었어"
뜬금없이 와이프가 말을 꺼낸다.
연일 날씨가 100도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예배후 교인들에게 얼큰한 김치찌게가 점심으로 준비되었었단다.
세살짜리 꼬마녀석이, 그것도 미국에서 태어난놈이,
무슨 매운맛을 안다고 찌게속 떡을 덥석덥석 다 받아먹더란다.
함께 식사하던 집사님도 어린놈이 신기하였던지 자기 떡까지 죄다 주더란다.
엄청 매웠을거다, 이녀석.
한참을 먹다가,
아마도 와이프가 주윗사람들과 수다떨기에만 바빠보였는지,
말없이 잠시 사라졌던 녀석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손에 물컵 하나를 쥐고 돌아왔단다.
"어머, 아직 꼬마가 자기 물도 혼자 갖고 왔네. 기특하게"
칭찬해주시던 집사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갑자기 녀석이 다시 어디론가 총총 걸어가더란다.
조금후에,
돌아온 녀석의 다른 한손에는 또 하나의 물컵이 쥐어있었고,
결국 한잔의 물컵은 자기앞에,
다른 한잔은 집사님 앞에 놓더란다.
저에게 떡 준것이 고마와서였을까.
아니면,
저가 매우면 남도 매울거란 사실을,
문득 깨달은 것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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