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4th Birthday~ Andrew!"
아들, 너에게 고백할 것이 하나 있다. 아빠는 어려서부터 어지간히 일기나 카드 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었는데, 뒤늦게 철들어 요즘은 가끔이나마 하루를 돌아보는 블로깅을 하거나, 혹은 낯뜨거워 직접 전하는 못하는 말들을 간간히 이곳에 남기는 가장 큰 이유가, 누구보다도 네가 훗날 자라서 이 글들을 읽어보아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자아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생성되고 자기 의사가 뚜렷해져 쉬이 반항하기 시작하는 꼬마들을 미운 7살이라 하고, 행동이 과격해지고 급작스레 언어 감각이 발달하여 시끌러울 정도로 꼬치꼬치 말이 늘어나는 시기를 빗대어 미운 4살이라 한단다. 너는 태어나서부터 집에서 계속 한국말만 가르치려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그런 고집스런 아빠도 정작 널 6개월전 쯤 처음 Preschool에 보낼때는 영어 한마디 못하는 네가 혹시나 적응 못할까봐 마음 졸였었다. 그랬던 네가 어느덧 벌써부터 영어만 하려는 모습이 아빠는 못내 불안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조그만 녀석이 재잘재잘 영어하는 것이 신기하고 기특해 하실려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빠는 네가 커서 꼭 한국말을 읽고 쓰고 했으면 좋겠다. 적당히 남들만큼이 아닌 아주 유창하게 말이다. 설령 니가 이 다음에 굳이 영어만 쓰기를 고집하더라도 아빠와 단지 'communicate' 하는것이라면 지장이 없겠지만, 뱃속까지 오리지날 조선 남자인 이 아빠와 마음으로 깊이 교통하려면, 결국 그건 네 몫이다. 영혼에서 나오는 단어들까지 교감하기에는 아빠의 영어가 턱없이 부족할테니까.
그래서 더욱, 훗날 네가 이 글을 읽고 이해한다면 무척 자랑스러울 것만 같다. 물론 지금도 착하고 의젓하다고 네 칭찬을 주위에서 들을 때마다 팔푼이 아빠가 되기 싫어, 다들 모르시는 말씀이라고 이제 매맞는 일만 남았다고, 겉으로는 앓는 소리를 내지만, 실은 속으로는 네가 이렇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또래 사내 녀석들에 비해 너무 얌전하고 부끄럼 많이 타는 너를 엄마는 오히려 의기소침하다 걱정하며, 내색은 안하지만 은근히 아빠를 탓하는 것 같기도 하다. 네가 불과 한 돌 지났을 때 쯤, 이유없이 투정부리는 좋지 못한 버릇을 초장에 고친다고 갓난 아이와 별반없던 너에게 두어번 크게 매를 든 것은, 아직까지도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 마음 아픈 일이다. 여느 부모처럼 다 잘되라고 그런거지만, 원래 도통 잘 울지도 않는 너였는데, 아가들은 원래 우는게 일이다고 말씀하시던 네 할머니가 그날 아빠를 대신 꾸짓으셨단다. (Just for your information, mommy had never laid a hand on you, oh well, at least not yet. ^^)
오늘 선물 많이 받았지. ^^ 아빠 엄마 이외에도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단다. 오늘 하루 종일 선물꾸러기 주위를 맴돌며, 뜯어보고 싶은 마음 저녁 후까지 꾹꾹 참는 네 모습이 대견했다. 받은만큼 또 너도 아끼는 사람들이 해가 갈수록 선물 상자수 만큼 늘어나면 참 좋겠구나. 엄마와 약속한대로, 조금만 더 크면 mama boy 그만하고, 아빠랑 같이 놀자꾸나. 뜨거운 여름 주말이면 시원한 'Barnes & Noble'에 가서 이책 저책 들쳐보고 놀다가, 선선한 가을이 오면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아빠 골프 가방도 네 덕택에 다시 한번 꺼내보자꾸나. 물론 나보다 네 친구들이 더 좋아 아빠랑 놀아 줄지는 그때 가서 봐야겠지만서도.
생일 축하한다, 요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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