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달이 되야 녀석 생일인데, 곧 학년이 바뀌고 같은 반 꼬마 친구들과는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 조금 앞당겨서 파티를 했다. 그렇고 보니, 가족 이외의 자기 친구들과의 생일은 이번이 처음인듯 싶다. 마치 알고 있었는지, 4자 모양의 큰 풍선을 보자마자 자기도 이제 네살이라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자랑하는라 바쁘다. 기독교 학교라서 매일 아침 수업 전 강당에서 간단한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선생님 손에 이끌리어 교단 앞으로 나온 녀석을 위해, 100명 남짓 전교생 꼬맹이들이 "Happy Birthday! Andrew!" 하며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 할 때는, 여느 아빠처럼 핑한 감동 한 방울도 잠시 찔끔거렸던 것 같다.
아이들이 다 모여 예배를 드리는 동안, 와이프는 케익이며 풍선이며 탁상보며 하물며 컵과 내프킨까지 녀석이 좋아하는 Elmo로 반을 꾸며놓았다. 희안하게 저들끼리는 어떻게들 서로 알아 듣고 소통이 되는지, 옹기종기 앉아 재잘 재잘 떠드는데, 되지도 않는 말들이 자연스레 대화가 되고 서로를 향해 이해의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우리 말 잘하는 어른들은 늘 상대를 오해하고 믿지 못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이런 꼬맹이들의 천진난만한 다이어로그는 절로 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준다.
"This is the best birthday party, Andrew!"
케익을 먹던 한 친구 녀석이 환하게 웃으며 얘기한다. 온 세상이 그 생일 케익처럼 무지개 빛깔이다. 내 아이가 이쁘니까, 다른 아이들도 다 너무 이쁘다. 우리네 삶 같지 않게, 아이들의 세상에는 순간 순간 그리 모든 것이 완벽하게 아름다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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