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Come here! I have something to show you!"
일마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있는지, 옷도 갈아입지 못한채 녀석손에 그리 끌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못보던 어항 하나가 윗층 거실에 보인다. 맨날 구경만 가던 녀석에게 오늘은 왠일인지 엄마가 금붕어 몇마리를 처음으로 사준 모양이다. 빨간 놈은 Elmo의 금붕어 이름따라 Dorthy로, 흰 놈은 Whitey로, 얼룩 놈은 Mixy로, 그렇게 부르기로 같이 다짐했다.
아빠의 기우란 참 가지가지다. 산소기와 여과기도 없는 어항에서 결국 몇일 못가 죽어버릴 것이 안봐도 눈에 선한데, 녀석에게 벌써 죽음이란 것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그 걱정부터 앞선다. 제발 원하기는, 아이가 보기 전에 죽은 것을 미리 건져내야 될터인데, 순진한 와이프는 관리만 잘하면 6개월 이상도 산다는 가게 직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듯 보였다.
고기밥을 또 주겠다는 녀석에게, 먹이를 많이주면 죽는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고, 많이 먹으면 고기들이 '아야'한다고 궁색하게 돌려댔다. 설득력이 없었는지 결국은 제 손으로 두번째 저녁식사를 금붕어들에게 주고 만다.
"왜 맘마 안먹지, 아빠?"
"음... 배부르니까?"
내일 아침 하루만에 시체 건지는 일은 없어야 될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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