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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ievers

Monica



- 'Saint Augustine and Monica' (1846) by Ary Scheffer


1. 내가 만일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방언으로 말을 할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2.그리고 만일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내가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러나 내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3.그리고 만일 내가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도 내 몸을 불사르도록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4.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5.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6. 불의한 것에 대해서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7.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8.사랑은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질 것입니다.

9. 왜냐하면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기 때문입니다.

10.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인 것은 쓸모없게 됩니다.

11.내가 어릴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판단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습니다.

12.왜냐하면 지금은 우리가 거울 통해서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러나 그 때에는 우리가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13.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제일은 사랑입니다.

-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장)


어제 사람좋은 그 형님을 만났다. 예전만큼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하여도, 심히 오래동안이나 내곁에서 드물게 마음을 열고 지내는 벗같은 이인데, 마지막으로 만났던 기억이 일년도 더 된 일이라 무작정 반가움만 앞섰다. 어색함, 뭐 그런건 있을리 없다. 마치 엇그제 만난 절친마냥 우리에겐 'breaking the ice' 할 시간 따위도 아깝다.

예전부터 늘 배울것이 많았던 형이지만, 몇년 사이 신앙이 점점 성숙해지는 그의 모습을 보며, 대화중에도 속몰래 문득문득 자책하고 반성했다. 세달 터울로 서로 늦게 본 사내녀석 하나씩 키우는 아빠 신세도 그대로 빼어 닯아, 자식을 낳으면 다들 팔푼이가 된다더니, 허물없는 우리 사이라도 자식 자랑 삼매경에 빠져나오기란 어지간히 힘들다. 나만큼 제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없으랴.


"성 어거스틴 알지? 아..  Saint Augustine 이라 해야되나."

뜬금없는 성자 얘기에 자못 진지해졌다.

"그 양반이 말야, 여러 성자들 중에서도 특히나 위대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많이들 모르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그 훌륭하신 양반이 실제로 개종을 무려 서른살 넘어서 했단다. 그 전까지 거의 개망나니로 살았지. 누구 덕택에 변함을 받았는가? 당연히 그의 어머니 Monica 였다. 어려서부터 허구헌날 사고치고 죄짓고 할 때마다 그 어머니가 집안 벽에 못을 하나씩 박았다는데, 나중에 더이상 벽에 못박을 곳이 안 남았다는거야. 그런데 놀랍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못을 박았단다. 솔직히 우리끼리 얘기지만 뭐가 감사했을까? 사고뭉치 속썩이는 자식놈이."

감사를 미리 당겨서 했다라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쉬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생각을 계속해 곱씹어보니 그 어머니의 마음이 어느덧 느껴졌다. 부모가 아니라면 어느 누가 그를 믿어 줄 수 있었을까. 그런 의심없는 절대적 확신은 무한적인 사랑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리랴. 부모라면, 실패 그 너머까지도 자식 대신 바라볼 수 있었으랴.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성경은 사랑을 가르침에 있어 그 첫번째로 오래 참음을 들었다. 그만큼 누군가를 기다려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 기다려주는 일, 속상해도 계속 참아주는 일, 끝까지 믿어주는 일, 실상 이런 것들이란 바쁘고 영악한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 거추장스럽고 어리석은 行 이 아니던가. 그 대상이 설령 제 자식이라 할지라도.

그럼에도, 긴 기다림이 가장 단 열매를 맺는 즐거운 상상만은 언제나 가능하다. 가장 어려운 일이 늘 가장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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