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지긋하신 어른들과 몇마디 나누다보면, 극복할 수 없는 세대차이에 허탈해 질때도 있고, 삶의 잔뼈가 묻어나는 그들의 지혜에 내심 놀라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소위 젊은세대를 한통속으로 싸잡아 일반화하는 그들의 성급한 비판에 대체적으로 반론을 펼칠때가 많으나, 가끔씩은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난처함을 겪기도 한다.
"요즘 젊은것들은 포기가 너무 빨라."
처음 이 말을 들었을때는 생각없이 불끈했다가, 후에 곱씹어보니 이말은 통속적인 "내가 니 나이때는.." 레파토리가 아닌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보릿 고개 지내셨던 어르신들 고생 많이 하신일은 큰 비밀이 아니나, 오늘날에도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젊은이들이야 찾으면 있다. 그런데, 우리가 망각하는건 고생의 강도가 아니라, 고생을 견디는 기간이다.
무식하면 고생한다, 이 말은 무식하면 고생을 잘 견딘다라는 말도 된다. 영악한 젊은 세대들은 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오래 끙끙대지 않는다. 머리 회전이 너무 빨라 수학 공식 암산하듯 과정없이 결론부터 도달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고리타분한 얘기는 철저히 무시당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보지도 않고 끝이 보이는 길이 사람들 말처럼 과연 있기는 한가. 나이먹어 특별한 기술 하나 없이 처자식 딸린 남자가 수억의 빛이 생긴다면 어떨까. 말도 안되지만 로또부터 몇장 사보는게 '현명'한게 아닌가. 어느 세월에 그 길을 가나, 죽기 전에 끝이 보이지도 않는.
그러나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도 있나 보다. 천근같은 발걸음을 십년이나 지탱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나 보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리 살지 못했고, 그리 살 자신도 없다. 숨이 막히도록 이런 내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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