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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s

Marriage, Mathmatically Incorrect





며칠전, 차안 라디오에서 조금 흥미로운 대화가 오가는 것을 듣고 볼륨을 높였다.

어느 경제학 교수가 말하는 '결혼의 경제학적 관점의 이해'가 주제였다. (운전 중이라, 교수의 이름을 받아적어 놓치 못한게 아쉽지만, 코넬대 경제학과 여교수였던 걸로 기억한다.)

인간은 어느 누구와 언제 왜 결혼하며, 혹 어떤이들은 이혼하며 사는가? 논리의 전개를 위해 한가지 가정를 설정하였는데, 그것은:

  • Soulmate Exists? ('The Only One That's Meant Just For Me' 사전적인 의미보다, '나의 운명적인 배우자'를 의미한다.) 모든 이들은 어렴풋이나마 자기에게 주어진 절대적 아담, 혹은 하와가 지구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냥 적당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의 미국식 개념.


Soulmate의 존재 유무를 떠나, 랜덤의 두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확률은 똑같다. 대략 세계인구수 60억 중, 유아와 노인을 뺀 적령기의 인구수를 대략 30억, 각각 15억씩을 남여로 나누면, 특정한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는 확률은:

  • 1 / 1,500,000,000  X  1 / 1,500,000,000 = 0 (%)


"Winning the Lotto suddenly becomes much more possible" 다시 말해, Soulmate가 설령 존재한다 해도, 그 운명적인 두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확률은 계산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죽었다 깨도 못 만난다는 것이다. 달리 해석하면, 결혼한 거의 모든 (수학적으로는 '거의'가 아닌 '전부') 커플들은 결혼 후 한번쯤은 혹시나 이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 Soulmate가 존재한다 믿고 기달리는 싱글들은, 이론적으로는 죽을때까지 기다려도 만날까 말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수많이 쌍쌍들이 결혼에 골인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인간의 제한적인 사고능력은 형이상학적 개체에는 절대적인 가치를 매길 수가 없고, 다만 어떤 사건, 사물, 혹은 사람에 대해 주관적인 Expectancy (기대치)만을 가질 수 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두가지 기대치의 상대적인 비교만이 가능하다:

  • 지금 사귀는 사람과 결혼해 얻을 수 있는 Future Value (미래가치) > 결혼 안한 나의 Present Value (현재가치)


무의식적으로 인간이 쉽게 범하는 논리적 오류인 FV와 PV의 동급 비교가 이때 등장한다는 점이다. 보다 정확한 비교는 이래야 한다:

  • 결혼 한 후 생활 (FV) > 지금 이사람과는 안하지만, 싱글로써의 삶 혹은 다른 배우자와 나중에 결혼하는 삶 (FV)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것이, 분명 결혼 후 삶이나, 결혼 안한 삶 둘다 각각의 Future Value를 비교하자는건데, 전자의 경우는 무언가 더 선명하게 다가오고, 후자는 무언가 좀 불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동급의 미래가치로 인식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사랑에 빠져있는 경우는, '지금'(present)과 '결혼후'(future)의 모습만 떠올리기 때문에, 사랑은 인식의 눈을 멀게하는 것이 분명하다.

어려움 끝에 이혼에 도달하는 커플들의 경우도 비슷하다. 현재 배우자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여 가질 수 있게 될 미래의 삶(FV)과, 이혼하여 또 다시 새로 시작하는 삶(FV)를 비교하려 들기보다, 벗어나고픈 당장의 힘든 상황(PV)이 헤어진 후의 삶(FV)보다 무조건 더 싫기 때문이다. 침착하고 냉정한 결정을 내려 이혼하는 커플보다, 그렇지 않은 수가 더 많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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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글이 길어진다.

그외에도 결혼과 이혼를 투자 매체로 분석, 흡사 증권 거래와의 비유 (결혼 Buy vs. 이혼 Sell), 사람들이 쉬이 범하는 또 다른 일반적 오류인 Sunk Cost (매몰비용) vs. Opportunity Cost (기회비용)을 결혼에 적용, 등등 제법 흥미로운 분석이 많았다.

끝에 진행자가 교수 본인의 결혼생활에 대해 묻자, 두 아이를 둔 행복한 주부라며, 앞선 본인의 차가웠던 경제학적 분석에 다소 자소적인 농담까지 한다. 아이러니하게, 남편이 자기의 Soulmate인것으로 믿는단다, 아니 믿고 싶단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는 그녀의 해석이 슬프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그것이 진실처럼 이해되고 수긍되는 나자신이 슬프다 해야하나. 비록 세상의 룰대로, 논리를 논리로 반문할 수 없는 내안에,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받아드리기를 거부한다. 그녀가 겨우 증명한건, 인간이 신처럼 떠받드는 우리 논리의 한계성이라고 믿고싶다.

수 세기가 지나 과학이 그 한계를 넘어, 세상 모든 형이상학적인 것들까지 수치화되는 날이 온다면, 인간은 보다 지혜로와졌다 단언할수 있을까? 아니면,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나쁜 기억처럼, 스스로에게 씌운 앎의 저주를 후회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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