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부터 와이프는 유치원에 무슨 행사가 있다면서 부산을 떨었다.
공들여 녀석의 셔츠 하나에 커다란 100자를 손수 새겨 놓은 것이,
유치원 입학 100일 축하 파티란다.
졸업도 아니고 입학 100일이 무슨 파티꺼리인가.
반친구들과 나눠먹을 컵케이크들이 막 오븐에서 나왔는지,
집안은 온통 카스타라 향으로 가득이다.
엄마는 스물네개 갓 구워진 빵 위에 연한 크림으로 장식을 꾸미고,
녀석은 싱글벙글 연신 스프린클을 사방에 뿌려대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끝끝내 내일까지 참지 못하고 결국 하나를 집어들어 시식을 하고야 마는 녀석.
와이프는 유난히 엄마의 부엌일을 거들어주기 좋아하는 녀석을,
오래오래 마치 딸 삼아 사는 날이 앞으로 많을테다.
셔터를 눌러대다 웃음이 터진 나는,
녀석 입가에 뭍어 남은 크림 자국들이,
훗날 많이 그리울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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