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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ievers

1위의 비결 : 유재석





나는 소위 연예인들에 대한 막연한 판타지나, TV 화면으로 포장되는 단편적인 그들의 이미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반대로, 공인도 아닌 이들을 향해 세상의 도덕적인 잣대로 섣불리 비판하거나, 어떤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할 만큼 그들의 위치가 높다고도 여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모범이 되어야한다? 연예인들이나 동경하는 아이들이 생기는 disfunctional한 문화적 인프라가 문제지, 딴따라더러 성인군자가 되란 말인가. 연예인 사생활이 늘상 네이버 검색순위에 들고 마치 집안일처럼 감놔라 배놔라 성토하는 네티즌들 보고 있노라면, 대중은 참으로 어리석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땡큐고, 개그맨은 웃기면 그만이다. 애시당초 내가 그들에게 갖는 인성의 기대치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제로이다. 싫어지면 내가 안보면 되는거고, 안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그들에게는 가장 큰 벌이다.

꼭두각시들이나, 꼭두각시 놀이들을 애지중지 시청하는 이들이나, 유치하고 지저분한 판에 흠집없이 참 오래도 이미지 좋은 사람이 하나 있는데, 잘 나가는 연예인들치고 보기 드물게 안티가 없다. 솔직히 나는 유재석이란 개그맨이 뭐가 그리 특출난지, 무엇 때문에 예능계 넘버원인지 잘 모르겠다. 가끔 TV 볼 때마나 사람이 수수하고 겸손해 보이기는 하는데, 그 두가지 덕목이 개그맨에게 칭찬이 되기나 하나.

이 영상도 결국은 각본 아닌 각본으로 연출된 것이기에, 나는 그의 진정성을 시니컬하게 바라볼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설령 반쪽짜리 진심이었다 치더라도, 사람의 됨됨이가 언뜻언뜻 비추어지기는 한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왜 이 사람이 그 분야에 일류인가에 대한 의문이 금새 풀리고 말았다.

이사람 참 연예인 같지가 않다.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이 느낌을 대중은 오래전부터 이미 알아본 모양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 바닥에서 홀로 구정물 안튀고 견딘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어쩌면, 대중은 어리석다라는 말이 이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해야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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