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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s

오류




"Never Put off until Tomorrow What You Can Do Today."

- Saint Josemaría Escrivá (1902 ~1975)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태한 인간들의 행태를 꼬집는 명언,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흔히들 성경속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 쯤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실은 위에 보이는 바다처럼 인자하신 생기신 양반의 금언(金言)이다. 성 에스크리바 신부께서는 살아생전 999개의 명언을 기록으로 남기어 후세들에게 가르침을 내셨는데, 그는 바로 다름 아닌 'Opus Dei' 을 창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평신도 운동을 강조하는 이 단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공통된 노선을 밟고 있지만, 1947년 로마 교황청이 그들의 존립을 승인한 이후 오늘날까지 카톨릭 내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예수의 십자가 고행을 직접 체험하고자 스스로 육체적 자해를 가해 영적 깨달음을 추구하며, 정작 내부의 실체나 회원들의 신상 정보 등은 전부 베일에 가려져 있어 수많은 음모론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이런 비밀주의적 보수 집단과 친 나치 성향으로도 알려진 그들의 창설자를 향한 그간의 교황과 바티칸의 호의적인 입장이다.


모든 컬트적인 종교 단체에는 늘 매서운 비판이 따라다니고, 그 비판의 정당성은 토론될 수 있으나, 찜찜하면 그 길은 쳐다보지 않는 것이 가장 상식적인 시각이고, 신뢰할 만한 영적인 나침판이 된다. 다시금 그의 사진을 바라보니 아까 보았던 그 인자하신 신부님은 보이지 않고, <양들의 침묵>에서 보았던 섬뜩했던 앤토니 홉킨스가 투영된다. 그는 신도들에게 과연 '무엇'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꼭 오늘 하라고 당부하였던 것일까.

좋은 말이라고 다 제 멋대로 해석해 버리는 오류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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