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불가
오래전 와이프가 사다 놓은, 이제 책장 먼지를 먹고 사는 '해변의 카프카', 마음은 간절한데 아직 보지 못했다. 그뿐이랴, 괴인 다치바나 다카시라던가,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유명 일본 작가들의 명작들을 수만번씩 제목만 들어볼 뿐, 정작 한권 제대로 읽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번역 서적들을 필요 이상으로 심하게 기피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문학 창작품의 완벽한 번역이란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의 깨달음에 있다. 번역이라는 것이 그저 단어 하나하나 단순히 옮기는 작업이라면 어렵지 않겠다만은, 유연하지 못한 직역이던, 작가 원래의 뉴앙스를 훼손시키는 의역이던, 어떤 경우이던 번역서는 곧 태어나는 그 순간 전혀 다른 한권의 책으로 돌변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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